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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건 받을까 말까

Dr.Albert 2007. 8. 15. 08:05
멀리건 받을까 말까
멀리건 받고 `굿샷` 할때 배 아파
비양심 골퍼 퍼팅 멀리건도 요구

이놈 참 이상한 존재다.

`신사 스포츠` 골프를 우습게 만든 장본인. `공정한 게임`을 가끔씩 어이없게 반전시키는 주인공.

누구에게는 웃는 얼굴로, 또 다른 이에게는 심술 궂은 얼굴로 다가오는, 바로 그놈이 `멀리건(샷을 실수했을 때 벌타 없이 한 번 더 치게 하는 것)`이다.

혹자는 골프 역사에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가 멀리건이라고도 한다. 또 다른 이는 골프 재미를 한층 높였다고 보기도 한다. `두 얼굴`을 가진 멀리건은 나름대로 진화하고 발전했다.

◆ 골퍼 울고 웃기는 `멀리건`

= 멀리건의 가장 황당한 사례? 바로 멀리건을 받은 상대가 버디를 잡았을 때다. 멀리건은 보통 4명 플레이어 중 가장 성적이 나쁜 골퍼가 받는다. 동정심에서 나온 게 멀리건이기 때문이다.

멀리건을 받은 골퍼가 버디를 잡으면 그 순간 분위기는 썰렁해진다. 내기를 하고 있었다면 두 번째로 많이 잃고 있던 골퍼가 받는 충격은 가히 `메가톤급`이다. 순식간에 가장 많이 잃은 골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미 준 것을 어찌 할까? 다만 멀리건을 외친 동료가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멀리건이 또 황당한 것은 (멀리건을) 받고 잘 치는 골퍼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더 나쁜 샷을 하는 골퍼가 정해져 있다는 사실이다.

멀리건을 받았다는 자괴감, 빨리 그 자리를 피하고 싶은 심정. 이 모든 것이 몸을 굳게 하고 샷을 급하게 만든다. 반면 멀리건을 받고 늘 `굿샷`을 날리는 얄미운 골퍼도 있다.

◆ `퍼팅ㆍ핸디캡 멀리건`도

= 멀리건은 통상적으로 첫 티샷 실수 때, 아니면 너무 일방적으로 내기에서 잃는 골퍼가 받게 된다. 하지만 이럴 때도 있다. `핸디캡`을 멀리건 횟수로 받을 때다. 하수가 고수에게 돈 대신 멀리건 몇 회를 핸디캡으로 받는 것이다.

`핸디캡 멀리건`을 받으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안정돼서 티샷 실수가 줄어든다. 그러다 보면 멀리건을 쓸 기회가 없어지고 결국 `퍼팅 멀리건`을 달라는 골퍼도 나온다. 가까운 거리에서 퍼팅을 놓쳤으니 얼마나 안타까울까.

◆ 멀리건 달라는 골퍼에 침을 뱉으랴?

=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멀리건의 대명사`로 통한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멀리건을 달라고 하니 그 누가 안 주고 배기겠는가. 멀리건을 달라는 골퍼. 어찌 보면 안쓰럽기도 하지 않은가. 그에게 돌을 던질 골퍼 없고, 침을 뱉을 골퍼는 더욱 없다. 누구나 미스샷을 했을 때 멀리건을 받고 싶은 심정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멀리건을 받은 골퍼는 상대를 배려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남에게서 혜택을 받았으니 돌려주는 것이 바로 골프의 예의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현명하고 시의적절한 `멀리건 이야기` 하나. 젊은 남자가 골프연습장에서 눈이 맞은 연상의 여자와 결혼했다. 첫날 밤 서툰 남자가 첫 단추를 능숙하게 풀 수는 없는 법. 마음 넓은 여자가 외친다.

"멀리건 한 번 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