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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백스핀, 한국 잔디에서 힘들어

Dr.Albert 2007. 8. 15. 08:32
[골프] 백스핀, 한국 잔디에서 힘들어

미국 PGA 골프 중계에서는 세컨드 샷으로 때린 볼이 그린에 떨어져 멋지게 백스핀을 먹고 홀로 빨려가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그린 주변에서 칩샷으로 때린 볼이 한두 번 튀다가 홀 바로 옆에서 브레이크가 걸린 듯 정지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국내 대회에서는 이런 멋진 백스핀을 보기가 어렵다. 해외 유명 선수들도 국내 골프 코스에서는 백스핀을 먹이지 못하는 것을 보면 국내 선수들의 실력 때문은 아니란 결론에 이른다. 왜 국내 골프 코스에서는 백스핀이 먹지 않을까. 이것은 페어웨이 잔디의 차이 때문이다. 제주도를 비롯한 몇몇 골프 코스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페어웨이는 중지 또는 고려지란 이름의 뻣뻣한 잔디로 조성돼 있다. 이런 잔디에서는 볼이 잔디 위에 살짝 떠 있든지 혹은 러프 속에 파묻힌 것처럼 잔디 속에 박혀 있게 된다. 반면에 벤트그래스, 버뮤다그래스, 켄터키블루그래스 같은 양잔디로 조성된 페어웨이에서는 볼이 짧게 깎은 잔디에 밀착돼 있기 때문에 클럽 헤드가 볼을 먼저 때릴 수 있어서 백스핀이 제대로 걸리게 된다. 잔디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백스핀이 걸리는 정도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곤지암CC, 대명비발디CC처럼 페어웨이가 양잔디로 조성된 골프 코스에서 플레이를 하면 보통 실력을 갖춘 골퍼의 굿샷에서도 백스핀이 제대로 걸린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백스핀을 너무나 사랑한다. 백스핀이 걸려야 고수 반열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국내 골프 코스에서는 백스핀이 걸릴 가능성이 별로 없다. 백스핀을 바라지 마시라. 6~7월의 딱딱한 국내 골프 코스 그린에서는 백스핀을 염두에 두지 말고 볼을 그린 입구에 떨어뜨린 다음 5~10미터 정도 굴러가도록 하는 것이 제대로 된 공략법이다.

그린 주변에서의 짧은 피치샷, 칩샷도 마찬가지다. 백스핀이 걸리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본인의 실력이 부족해서 백스핀이 안 걸리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어떤 골퍼들은 백스핀이 많이 걸린다는 광고에 현혹돼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주고 ‘특별하다고 주장하는’ 웨지를 사기도 한다. 연철 단조 특히 수제 웨지란 이름 때문에 드라이버 한 개 값을 치르기도 한다. 지난 5월, 일본 골프잡지 ‘초이스’가 유명한 웨지들의 백스핀 성능을 분석한 기사를 게재해 일본에서 화제가 됐다. 웨지의 백스핀과 관련이 없는 세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첫째로 언급된 것은 페이스 표면의 물결무늬. 실제 국내에서도 물결무늬가 있는 웨지가 매우 비싼 가격에 많이 팔리고 있다. 하지만, 페이스 표면에 물결무늬가 있으면 백스핀이 많이 걸릴 것이란 속설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

두 번째로 연철 단조. 웨지의 재질과 백스핀 성능은 무관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있다. 셋째, 도금처리. 검게 도금한 메탈(녹이 스는 재질)로 된 웨지와 반짝거리는 크롬 도금 웨지의 백스핀 성능 차이 역시 없었다.

반면에 백스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두 가지로 분석됐다. 첫째는 표면 가공의 균일성이었다. 대충 만든 웨지들은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표면이 울퉁불퉁해서 백스핀이 오히려 걸리지 않았다. 따라서 밀링 가공을 해서 표면을 균일하게 깎아낸 웨지가 백스핀 성능이 우수했다. 둘째로 표면에 파인 홈(그루브)의 형상이었다. 단면이 정사각형으로 파인 홈을 가진 웨지가 백스핀을 많이 먹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어쨌든 아마추어 골퍼는 백스핀이 많이 걸린다는 광고에 현혹돼 비싼 돈 들여가며 웨지를 구입할 필요가 없음은 물론 국내 골프 코스에서는 백스핀이 아예 없다고 생각해야 스코어가 좋아진다.